혼자 넘어진 자전거 챙겨줬더니…"뒤차가 위협했어요!" [아차車]

입력 2022-11-13 06:57   수정 2022-11-13 11:40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다 중심을 못 잡고 넘어져 다친 운전자가 뒤따라오던 자동차 운전자에게 사고 책임을 전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전거 운전자가 많이 다쳤을까 걱정돼 차에서 내려 "괜찮으시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던 자동차 운전자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다행히 경찰로부터 '혐의없음' 판단을 받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무서워서 누구를 도울 수나 있겠냐"는 반응이 나왔다.

최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혼자 넘어지신 게 안타까워 걱정해드렸더니 되레 제 차량이 위협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의 제보자이자 자동차 운전자인 A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7월 편도 1차로 도로를 달리던 중 운전이 미숙해 보이는 자전거 운전자 B 씨를 목격했다. A 씨는 B 씨에 대해 "자전거 페달을 잘 못 밟을 정도로 미숙해 보이는 아주머니였다"며 "그래서 뒤에서 주의하면서 운전했고, 같은 차로에서 무리하게 추월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불안한 마음에 서행했던 A 씨. 결국 B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도로 올라가려다가 도로 턱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A 씨는 넘어진 게 안타까워 일단 가까운 곳에 차를 세워둔 뒤 B 씨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이에 B 씨는 "발목이 좀 아픈데, 인도로 올라가려다가 혼자 넘어진 거니 신경 쓰지 말고 가라"고 했다. 이후 B 씨는 자전거를 끌고 혼자 귀가했다.

A 씨는 향후 B 씨의 말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에 관할 지구대로 연락해 사고 상황을 제보했다.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며칠 뒤 B 씨는 해당 지구대에 "A 씨 차가 나를 위협해서 피하려다가 넘어져 다쳤다"는 취지로 신고했다고. 심지어 B 씨는 "A 씨가 행인 행세를 하면서 그냥 갔다"면서 뺑소니를 쳤다는 어조로 말했다고 한다.


실시간 방송에서 진행된 시청자 투표에서는 '자동차 잘못이 있다'는 의견이 1표(2%), '자동차 잘못이 없고 자전거 단독 사고'라는 의견이 49표(98%)로 집계됐다. 한문철 변호사는 A 씨에게 잘못이 있다고 투표한 1명의 시청자에 대해선 "일부러 반대표를 던지는 분이 계신다"며 "A 씨가 무엇을 잘못했냐"고 반문했다.

본 방송이 진행되기 전 A 씨는 경찰로부터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알렸다. 경찰은 "CCTV, 도로교통공단 현장 조사 분석 결과, 피의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피의자에게 귀책 사유가 없어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자전거를) 부딪쳤으면 혐의없음이 아니라 '공소권 없음'이 나왔을 것"이라며 "경찰에서 제대로 판단해서 다행이다. 당연한 결과를 다행이라고 말해야 하는 이 현실이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런 사고는 혐의없음으로 (경찰이 판단)해줬으면 좋겠다"며 "잘못이 없으면 잘못이 없다고 해야 나중에 (법인 택시 기사들이) 개인택시를 취득한다든가, 마을버스에서 시내버스로 옮겨갈 때 힘들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인류애를 상실할 것 같다", "무고죄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지 않나", "이런 일이 있으니 남을 돕고 싶어지지 않게 되는 것", "무서워서 누굴 도울 수 있겠나", "참 억울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A 씨는 "경찰 결과가 나오니 정말 마음이 놓이지만, 이 일을 겪고 난 후 운전도 꼭 필요할 때만 하고 아직도 자전거나 사람이 주위에 지나가기만 해도 긴장이 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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